기업 통합 패턴은 2014년 9월 30일 출간됐습니다.
이탈리아 반도에서 출발한 고대 로마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수많은 도로를 건설했다. 이렇게 건설된 도로는 로마를 군사, 경제, 문화적으로 통합시켰고, 이 인프라 덕분에 로마는 거대한 제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로마의 도로 포장 기술은 당시 건설했던 도로를 현재까지 사용할 정도로 시대를 초월한 기술이었다. 독일은 1차 대전 패전 직후임에도 속도 제한 없는 아우토반 고속도로 건설을 시작해 현재 세계 최강을 다투는 자동차 생산 선진국이 되었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던 1970년 대 건설한 대한민국의 고속도로도 산업 발전의 촉매가 되었다. 이들 모두 부강할 때 도로를 건설한 것이 아니라, 도로를 건설함으로 부강해졌던 것이다.
기업 내 애플리케이션들도 서비스와 데이터를 이용하기 위해 도로가 필요하다. 그럼 애플리케이션들의 도로는 어떻게 건설해야 할까? 다시 말해 애플리케이션들은 어떻게 통합해야 할까? 어떻게 통합해야 로마의 도로처럼 시대를 초월할 수 있을까? 기업 통합 패턴은 이 질문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다.
기업 통합 패턴은 2003년 마틴 파울러(Martin Fowler) 시리즈로 출간됐다. 당시 애플리케이션 통합 분야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음에도 여전히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었고 찾아낸 통합 해결책은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대에 기업 통합 패턴은 애플리케이션 통합의 여러 방법들 중 비동기 메시징이 최상의 해결책이고 이에 기반한 65개 패턴과 공통 어휘를 제시함으로 애플리케이션 통합을 비로소 패턴과 패턴 언어로써 소통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기업 통합 패턴은 UML의 창시자 중 한 명인 그래디 부치(Grady Booch) 교수가 OOPSLA 2005 컨퍼런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패턴 책으로 언급할 만큼 애플리케이션 통합에 있어서 독보적인 책이다. 출간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SOA 분야의 베스트 셀러로서 여전히 많은 독자들이 찾고 있으며 책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가 출간 당시보다 더 좋아지고 있는 독특한 현상을 보이는 책이기도 하다.
기업 통합 패턴이 다른 패턴 책들과 다른 점은 패턴 구현체가 통합 프레임워크나 기업 서비스 버스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통합 프레임워크인 Apache Camel, Spring Integration, ESB 미들웨어인 Apache ServiceMix, Mule ESB, Talend ESB 등 점점 많은 오픈 소스 프로젝트들이 기업 통합 패턴을 이용하거나 기반하고 있다. 이들 오픈 소스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업 통합 패턴의 이해가 필수적이다. 상용 통합 제품들도 점점 기업 통합 패턴의 어휘를 사용해 가는 추세다.
고대 로마가 도로 건설을 소홀히 하면서 성 건축을 중심으로만 발전했다면, 지역적으로는 부유한 지역들이 생겨났겠지만, 부실한 도로 인프라로 인해 군사, 경제, 문화는 제대로 유통되지 못해 결국 거대한 로마 제국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업도 애플리케이션 통합을 소홀히 한다면, 애플리케이션들 사이 서비스와 데이터 이용 한계로 인해, 기업 성장은 한계에 부딪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애플리케이션 통합은 기업의 모든 단계에 필수적이다.
기업 통합 패턴은 최상의 애플리케이션 통합 인프라를 위한 시대를 초월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러므로 기업 서비스를 위해 애플리케이션들을 통합해야 하는 아키텍트, 개발자, 운영자라면 누구나 기업 통합 패턴을 읽어야 할 것이다.